또다른 예수, 도마복음, 오강남


 
 
 
 




 1945년 12월 이집트 나일강 상류에서 한 농부가 진흙더미 속에 묻혀있는 항아리를 발견했다. 농부는 항아리에 귀신이 나오지 않을까 두려워했지만, 금덩어리라도 있을까 생각하여 항아리를 꺼냈다. 항아리에는 금덩어리는 없었고, 고대 파피루스 종이에 콥트어로 된 문서 꾸러미가 나왔다. 농부는 고문서도 골동품으로 팔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시장에 가서 오렌지, 담배, 설탕 등과 맞바꿨다. 그 후 몇년 2년 뒤 고문서 전문가의 손에 이 문서 꾸러미가 들어갔고, 이것이 오늘날 알려진 <도마복음> 이다. 

 <도마복음>이 발견된 것은 이것이 최초는 아니다. 19세기 말 영국 고고학자들이 나일강에서 북쪽으로 250킬로미터 떨어진 고대 쓰레기 처리장에서 파피루스 뭉치들을 발견하였는데, 이것이 <도마복음>의 20퍼센트에 해당되는 자료라고 한다.  즉, <도마복음>의 발견은 19세기에도 있었지만 의미있는 발견은 20세기 중엽의 것이다. 

 <도마복음>이 그동안 우리들에게 전해지지 못한 것은 <도마복음>이 이단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4세기 경 로마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한다. 그는 하나의 신, 하나의 종교, 하나의 신조, 하나의 성서를 요구했다.  325년 니케아 공의회가 열렸는데, 이때 추기경 아타나시우스가 아리우스파를 물리친다. 아타나시우스는 367년 자신의 판단에 따라서 이단적이라고 여겨지는 책들을 모두 파기 처분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 책들 중에 도마복음이 있다. 

 <도마복음>이 이단취급을 받게 된 것은, 이 경전에서 예수는 기적을 행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예수는 의례적인 종교행사를 싫어하고, 천국이 하늘에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예수는 지혜로운 성인군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제 2절의 내용은 다른 성경에도 본 적이 있는 내용이다. 다른 성경에는 " 구하라 그러면 구할것이오,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오,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너희들에게 열릴것이다."라고 적혀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예수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다. 



 "구하는자는 찾을 수 있을때까지 구하라. 그러나 찾으면 혼란 스러울 것이다. 혼란스러워지면서 놀라리니, 그때서야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한다. 

 여기서 예수의 신앙은 자력신앙이다. 믿으면 누군가가 나서서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직접 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한다고 해서, 행복이 오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구하려고 했던 것은 막상 구하고 나면 행복을 가져오지 않는다. 그래서 혼란스럽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구함이 헛된 것이었음을. 그때서야 사람들은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의 이러한 가르침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사람들을 모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노력하기보다 남이 해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예수의 제자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예수의 가르침을 배반하고 성경을 조작하여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천국에 대해서도 예수는 이렇게 말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를 가르치는 자들이 너희에게 '보라, 그 나라(천국)가 하늘에 있도다.'라고 하니, 그렇다면 새들이 너희보다 먼저 거기에 가 잇을 것이라. 그들이 '그 나라가 바다에 있다.'고 하니, 그렇다면 물고기들이 너희보다 먼저 거기에 가 있을 것이라. 그 나라는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밖에 있느니라." 

 예수는 유토피아는 하늘이나 바다와 같은 다른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 마음속에, 그리고 이 세상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대의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말을 잘못 설파하여, 죽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천국이라고 가르친다.  예수와 현재의 기독교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기독교인들이 예수를 죽이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아이너닉한 상황인가. 


 이 경전을 계속 읽어나가다 보면, 놀라운 이야기들이 많이 쏟아진다. 예수는 하느님 아버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의 아버지는 살아계신 아버지다. 또한,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 아니다. 그는 육체를 가지고 태어났고, 그는 정신이 육체에서 태어난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속에는 불교의 철학과 상통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리고 그의 말은 현대인들에게도 깊은 철학적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내용이다. 

 만약에 기독교인들이, 본래 예수의 가르침을 찾고 따른다면 21세기에 새로운 종교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기독교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지금의 기독교는 너무나 부패했다. 소망교회로 대표되는 부패한 한국 기독교는 종교를 종교가 아닌 화폐증식 수단으로 삼고 있다. 그것은 예수의 진정한 가르침과 무관한 것이다. 현대 한국 기독교인들은 거울을 봐야 한다. 기독교인들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거울을 봐야 한다. 온갖 거짓과 부정으로 얼룩진 모습을 본다면, 우리는 새로운 진리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끝없는 암흑 속을 계속 헤매게 될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 그러면 남도 너희를 알 것이고, 너희도 너희가 살아계신 아버지의 자녀라는 것을 알게 되리라. 그러나 너희가 너희 자신을 알지 못하면 너희는 가난에 처하고, 너희가 가난 그 자체라.

페이지 :  제 3절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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