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만드는
생각의 오류
Don't Believe Everything You think
우리는 스스로 이성적인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수많은 잘못된 생각 속에서 살고 있다. 심지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지성인들 중에도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생각들의 유형을 짚어주고, 그것이 어떻게 잘못된 생각인지 과학적 분석을 통하여 설명한다.
우리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 이유는, 우리는 쉽게 믿어버리는 습관에 배어 있고, 심지어 믿을 만한 분명한 근거가 없을 때는 잘못된 근거에 만족하는 습관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39페이지에는 매우 흥미로운 표가 있다. <터무니 없는 설들을 믿는 사람들의 비율(2005년 6월 갤럽>인데, 초감각적 지각력은 가능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41퍼센트, 집에 귀신이 들 수 있다가 37퍼센트, 이따금씩 사람도 악마에게 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42퍼센트나 되었다. 이러한 미신들은 개인에게서는 미신으로 끝나겠지만, 정부 정책에 반영된다면 사회적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참 웃기는 이야기인데, 미국 정부는 수백마일에 떨어져 있는 물체를 볼 수 있다는 심령술사의 능력을 연구하기 위해 2000만 달러를 투자해다고 한다.
미신을 안믿는다고 해서 과학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도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주식시장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부에서 경제 성장 전망을 내놓거나 전문가라는 사람이 나와서 향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을 믿는가? 만약에 믿는다면 당신 또한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경제학 지식은 많이 있을지 몰라도, 그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대부분 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얼마만큼 틀리는가하면, 그들이 실제로 경제를 예측하는 것보다 동전을 던져서 예측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비슷하거나 동전을 던지는 쪽이 더 잘맞는다고 한다. 그들 또한 잘못된 근거에 기초하여 경제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몇가지 과거의 변수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몇가지의 변수가 아닌, 셀 수 없이 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아무도 변수라고 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에 의해 상황이 전혀 바뀌는 수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주식시장에서 흔히 일어난다. 전문가들은 과거에 주식이 올랐다고 해서, 혹은 내렸다고 해서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주식은 변덕스러운 기상처럼 수시로 바뀌는 것이고, 그것이 과거에 경우가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주식매매와 관련된 서적들을 쏟아냄으로써 잘못된 믿음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만약에 그들의 믿음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책을 팔아서 돈을 벌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주식을 투자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는 비밀로 해서 더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이 논리에 맞다.
경제학자들이 경제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해서 가설을 검증하는 것 같은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에 이들은 흔히 정교한 이론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런 이론들은 논리적으로 일관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대개 비실제적인 개념들을 토대로 하고 있다. 한 예로, 사람들이 언제나 이성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기본 가정의 하나다. (본문, 232쪽)
요즘 성범죄에 대한 기사가 많다. 언론이 유난히 성범죄에 대해 보도열을 올리는 까닭에 갑자기 성범죄율이 올라간 것처럼 착각을 하지만 이것은 순전히 착각일 뿐이다. 전년도와 비교해서 성범죄율이 올라 간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언론이 성범죄와 관련해서 보도를 많이 하면 착각을 하고 만다. 이러한 현상도 안타깝지만,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공권력이다. 경찰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과도한 수사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용의자가 무죄임에도 불구하고, 무고한 용의자를 범죄자로 몰 수 있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경찰들은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면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하는데, 거짓말 탐지기가 맞을 확률은 단 2%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조사자가 자신의 선입견을 확인하는 쪽으로 자료들을 해석해서 결국은 무고한 사람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본문 252)". 심리학자들도 아래의 그림과 같은 잉크 얼룩무늬로 사람들의 심리를 판단하는데, 그것이 맞을 확률은 동전을 던지는 것보다 낮다. 이 또한 심리학자들이 주관이 크게 작용한다.
우리 사회에 위험한 것은 불신이 아니라 믿음이다- 조지 버나드 쇼
우리가 잘못된 사고로 벗어나는 방법은 우리 스스로 과학적 사고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무조건 믿는 습관을 버려야 할 것이다. 이 책 126쪽에는 과학적 사고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두었다.
언제나 마음을 열어두되 입증되지 않은 주장은 어떤 것이든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어떤 주장이든 반드시 검증을 한다.
증거의 질을 보고 믿음을 결정한다. 실험시 통제가 엄격했는지를 살피고, 일화적인 증거에 의존하지 않는다.
어떤 주장이든 그것이 틀렸음을 입증하려고 노력한다. 이 주장의 부당성을 입증해 주는 증거를 찾아보라는 말이다.
다른 대안적인 설명들을 살펴본다.
다른 점들이 같다면, 어떤 현상을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는 주장을 선택한다. 추측이 가장 적은 주장이나 믿음을 선택하라는 의미이다.
다른 점들이 같다면 기존의 과학지식과 상충되지 않는 주장이나 믿음을 선택한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증거의 양에 따라 믿음의 정도를 결정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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